2011년 9월 19일 월요일

모비 딕[Moby Dick - 白鯨(백경 : 흰 고래)]

    
 허먼 멜빌(Herman Melville : 1819~1891)                                                                   모비 딕(Moby Dick)

 미국의 소설가 허먼 멜빌(1819~1891)의 장편소설로, 2권으로 구성된 한글 번역본이 무려 1060 페이지인 소설이다.
 이 소설에서 일인칭 화자로 등장하는 이스마엘은 상선을 타고 일하다가 고래잡이 배에서 고래를 잡는 일을 하기 위해 뉴베드퍼드로 가서 우연히 허름한 싸구려 숙소의 한 침대에서 같이 자게 된, 미개한 식인종들이 사는 섬의 추장의 아들인 흑인 퀴퀘그의 기이하고 야만적인 외모에 질겁하지만  차차 본성은 나쁘지 않은 사람임을 알게 되어 친해지게 된다.
 퀴퀘그와 함께 뉴베드퍼드에서 배를 타고 포경선들의 출발지인 난터케트로 간 이스마엘은 피쿼드호에서 퀴퀘그와 함께 고래잡이 선원으로 채용되는데 이미 고래잡이 경력이 있어서 작살을 던지는 솜씨가 일품인 퀴퀘그보다 낮은 급료를 책정 받고, 수일 후에 출발 준비가 끝난 피쿼드호에 승선하여 마침내 출항하게 된다.
 일등 항해사 스타벅(미국의 커피 전문점 체인인 스타벅스도 이 소설의 주요등장인물인 스타벅이 커피를 좋아했기 때문에 이 등장인물의 이름에서 따 온 것이라고 한다.), 이등 항해사 스텁, 삼등 항해사 플라스크와 함께 에이허브 선장이 지휘하는 피쿼드호는 출항한 지 한참후에야 에이허브 선장이 선원들 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늙고 교활하며 거대하고 사나운 흰 향유고래인 모비 딕을 사냥하다가 모비 딕의 이빨에 한 쪽 다리를 잘려서 고래뼈로 만든 의족을 달고 있는 에이허브 선장은 선원들에게 자신은 자신을 불구자로 만든 모비 딕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다시 배를 탔으며 모비 딕을 처음 발견하는 선원에게는 스페인 금화 한 개를 주겠노라고 약속하면서 그 금화를 돛대에 박아 놓는다.
 에이허브 선장이 데리고 온 필리핀인 선원들을 비롯한 다국적의 선원들 30 여 명이 탄 피쿼드호는 대서양을 지나서 희망봉을 돌아 인도양을 거쳐 태평양을 항해하면서 큰 고래를 많이 잡아서 그 고래들의 머리를 잘라서 머리 위 혹에 들어있는 기름을 채취하여 통에 집어넣는 작업을 하는데 고래는 고기보다는 머리의 혹 속에 있는 기름이 향료와 등불의 연료로 귀중하게 쓰였기 때문에 비싸게 팔려서 이런 작업을 하는 것이었다.
 일본 근해의 태평양에서 모비 딕을 잡으려다가 선장의 아들 둘이 조난된 레이첼호를 만난 에이허브는 레이첼호 선장의, 사례를 할 테니 48시간 동안만 함께 아들들을 찾아보자는 간곡한 부탁을 차갑게 외면하고 원한과 복수심에 불타 모비 딕을 추격하기 시작하다가 역시 모비 딕을 잡으려다가 배가 부서지고 다섯 명의 선원이 죽은 환희호를 만나게 된다.
 난터케트 출신의 독실한 퀘이커교도이고 합리주의자인 일등 항해사 스타벅은 연이어 듣게 된, 모비 딕의 포획에 실패하고 선원들을 잃은 포경선들의 처참한 소식과 오로지 에이허브의 복수를 위한 광기와 아집 때문에 역풍을 받으며 무모하게 모비 딕을 쫓아가는 것에 절실하고 불길한 죽음의 예감을 느껴서 고래도 충분히 잡았으니 배를 돌려서 순풍을 받으며 난터케트로 돌아가자고 에이허브에게 간절히 권유하지만 모비 딕에게 한 쪽 다리를 잃은 원한을 갚으려는 에이허브의 포악하고 강렬하며 집요한 광기를 끝내 제어하지 못하고 만다.
 마침내 모비 딕을 추적하여 발견한 에이허브는 보트를 내려서 몸소 모비 딕에게 작살을 던지려고 하지만 거대하고 흉폭한 모비 딕의 이빨에 보트의 뱃머리가 파손된 채로 철수하게 된다.
 둘 째 날에는 세 척의 보트가 모비 딕에게 작살을 던지지만 처절하게 몸부림치는 고래 때문에 작살들에 연결된 밧줄들이 얽히게 되고 에이허브의 배를 배 밑에서 모비 딕이 머리로 들이받아 공중에 던져 올려 전복시킨 후에 모비 딕은 유유히 사라지고 이 날 에이허브가 데리고 온 필리핀인 선원들 중의 하나인 배화교도 페댈라가 실종된다.
 스타벅은 자신의 사랑하는 처자들을 앞으로 영원히 보지 못하게 될 것을 안타까워하고 두려워하며 이제라도 배를 돌려서 순풍을 받으며 난터케트로 귀환하자고 에이허브를 간곡히 설득하지만 복수심에 눈귀가 멀고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에이허브에게는 마이동풍이었다.
 모비 딕을 추적하여 포획을 시도하기 시작한 셋 째 날, 모비 딕을 찾아낸 에이허브는 이 날도 역시 스타벅을 모선에 남아 있게 하고 보트를 내려서 쫓아가기 시작하는데 보트 밑에서 힘차게 젖는 노들을 물어 뜯는 상어떼의 공격을 받으며 모비 딕에게 다가간 에이허브는 여러 개의 작살이 꽂혀 있고 밧줄들이 어지럽게 얼키설키 얽혀 있는 고래의 몸에 작살을 맞아서 고통에 겨워 몸부림치는 고래에 의해 밧줄로 묶여져서 갈기갈기 찢겨진 배화교도 페댈라의 처참한 시체를 보게 된다.
 에이허브는 모비 딕을 계속 추격하여 이 거대한 고래의 눈구멍에 힘차게 작살을 꽂지만 심한 고통으로 크게 성난 모비 딕은 에이허브의 보트를 들이받아 전복시키고 모선을 향해 돌격하여 모선의 오른쪽 뱃머리를 들이받아서 파괴해 버린다.
 결국 에이허브는 배화교도 페댈라의 예언대로 페댈라가 먼저 죽고 뒤를 이어 에이허브가 죽게 되며 죽기 전에 두 개의 관받침대(첫 번째는 페댈라의 시체를 밧줄로 꽁꽁 묶은 모비 딕의 몸뚱이, 두 번째는 모비 딕의 일격에 산산히 부서지는 모선의 뱃머리)를 보게 된다는 페댈라의 예언이 실현되는 것을 지켜보다가 고래의 몸부림에 힘차게 딸려 간, 보트의 밧줄에 목이 걸려 깊은 바다 속으로 빨려 들어가 수장된다.
 부서진 배가 바다 속으로 가라앉으면서 생기는 거대하고 강한 물살의 회오리에 휘말려들어 선원들과 보트들도 깊은 바다 속에 수장되고 만다.
 이 소설의 일인칭 화자인 이스마엘만이 배 안에서 퀴퀘그가 심한 병을 앓다가 죽음을 예견하여 목수에게 부탁하여 만들어 둔 관이 퀴퀘그가 뜻밖에 병에서 회복되자 쓸모없게 되어 잃어버린 구명부표 대신에 뱃고물에 매달려서 구명부표 대신으로 쓰이던 것에 의지하여 이틀을 표류하다가 두 아들을 애타게 찾던 레이첼호에 구조되어 유일한 생존자로 귀환하게 된다.
 추적 둘 째 날에 실종된 배화교도 페댈라를 대신하여 추적 셋 째 날에 에이허브의 보트에 오른 이스마엘은 모비 딕이 보트를 들이받아 보트가 전복되자 모선과 떨어져서 바다 위에 떠 있다가  파괴된 모선이 수장될 때의 거센 회오리의 물살에 휩쓸려 모선과 함께 수장되지 않고 모선의 뱃머리에서 떨어져 나온, 퀴퀘그의 관으로 만든 구명부표에 의지하여 표류하다가 운좋게 구조되는 것이다.
 1850년부터 1851년까지 집필하여 1851년에 처음으로 출간된 이 소설은 특이한 소재와 줄거리로 독자들의 외면을 받다가 그의 사후인 20세기 초반부터 인정을 받기 시작하여 지금은 '주홍글씨'의 작가 나타니엘 호손, '검은 고양이'의 작가 에드가 앨런 포우와 함께 미국의 대표적인 작가의 한 사람으로 인정받게 하는 불멸의 고전이 됐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모비 딕과 에이허브, 이스마엘이 상징하는 것에 대해서는 상극의 해석을 할 정도로 의견이 분분하지만 자연과 인간, 선과 악, 기독교 신앙과 이교도 신앙(우상을 숭배하는 야만인 퀴퀘그와 배화교도 페댈라)을 대비시켜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모든 이질적인 것을 수용하는 사해동포주의와 인도주의 정신, 그리고 자연의 순리를 거스르지 않는 범신론적인 세계관으로 읽혀졌다.
 그 당시에는 세간에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던 여러 종류의 고래에 대한 현학적인 고찰도 흥미로웠고 거대하고 흉폭한 모비 딕을 찾아가는 과정의, 수년간 어떤 항구에도 정박하지 않고 바다를 집삼아서 지구를 횡단하여 난터케트에서 태평양까지 일주하며 고래를 잡는 포경선의 일상이 자연에의 아름다운 묘사, 예찬과 함께 단순한 상상력만이 아닌 작가의 체험으로 낭만적이면서도 진솔하게 서술돼 있다.
 그 당시 포경 산업에서는 세계 최대 규모의 국가였었던 미국에 대해서도 미국인으로서의 긍지를 갖고 서술돼 있으며 미국인의 개척 정신과 호전적인 모험심이 잘 드러나 있는 작품이다.
 강인한 근육과 다혈질의 선원들, 죽음의 위험을 각오하고 고래잡이 배에 올라 탄 그들은 저마다 다른 사연과 상처를 갖고 있지만 강렬한 카리스마와 독기를 내뿜는 에이허브 선장의 마력에 사로잡혀 결국 영원히 돌아오지 못할 길을 가고 마는 것이다.
 작가 멜빌의 고래잡이 배 승선 경력을 바탕으로 한, 허구에 불과한 이야기지만 이 방대한 내용의 책을 이주일에 걸쳐 독파하면서 무더위 속에 읽기가 지루하고 고통스러울 때도 많았지만 다 읽고 난 지금, 가슴 속을 꽉 메우는 벅찬 감동을 주체할 길이 없음은 또 웬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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